Marne. 마르네
도시와는 달리 낮은 건물들과 그 뒤로 완만하게 펼쳐진 능선, 빠르게 지나쳐 더 아쉬운 좁은 골목들, 차창 틈으로 들어오는 기분 좋은 낯선 공기. 해가 지기 전 이 풍경 속으로 녹아들고 싶은 마음에 숙소로 향하던 차를 갓길에 세우고 느리게 걸어본다. 발길 닿는 곳으로 걷다 도착한 능원에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예찬하고 있다. 적당한 크기의 아름드리 소나무를 찾아 그 아래 자리를 잡는다. 바빴던 일상의 기억은 금세 둔해지고 바람이 닿는 살갗이 기분 좋게 저려온다.